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공익을 이유로 한 건축허가 거부의 적법성과 허가 제한 기준을 검토했다.
초록
건물이나 시설의 건축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자주 보게 된다. 재산권을 행사해서 건물을 짓겠다는 건축주와 그 건축으로 인해 발생할 각종 손해를 이유로 공익을 앞세우는 반대세력의 대립과 갈등이 주종을 이룬다. 이러한 갈등에 대해 대법원은 “건축허가권자는 건축허가신청이 건축법, 도시계획법 등 관계 법규에서 정하는 어떠한 제한에 배치되지 않는 이상 당연히 같은 법조에서 정하는 건축허가를 하여야 하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요건을 갖춘 자에 대한 허가를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제한 사유 이외의 사유를 들어 거부할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는데, 이는 달리 말하면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법령상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도 허가를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건축허가 제한의 사유로 기능할 수 있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본 연구의 핵심 주제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쟁점이 된 건축허가 관련 행정소송 사안을 살펴보았다. 다만, 개별 요소가 ‘중대한 공익상 필요’에 해당하는지를 살피기에 앞서서 과연 ‘중대한 공익상 필요’라는 기준으로 건축허가를 거부하는 것이 그 자체로서 적법한가를 먼저 살펴보았다. 이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유를 건축허가 거부처분의 근거로 삼아도 무방한지의 문제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설은 나뉘고 있고, 대법원은 건축허가를 원칙적으로 기속행위로 보면서도 재량성을 인정하는 소위 ‘기속재량 법리’를 채택하여 중대한 공익상 필요를 이유로 건축허가를 거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필자는 법률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중대한 공익상 필요’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건축허가를 거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기본권 제한은 법률로써만 가능하다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법률유보가 주된 이유이고, 허가권자로 하여금 ‘위락시설 또는 숙박시설’에 해당하는 건축물의 건축을 허가하고자 하는 경우, 당해 건축물의 건축이 ‘주거환경 또는 교육환경 등 주변환경’에 비추어 부적합하다고 인정하면 건축허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행 건축법 하에서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나머지 공익상 필요를 이유로 건축허가 거부처분을 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에 행정소송법 제28조의 사정판결 제도가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행 건축법과 같이 건축허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사유로서의 공익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입법형태를 유지한다면 가령,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 보전, 재해 예방, 교육환경 보호를 통한 학습권 보장 등을 추가로 명시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건축허가 제한 사유를 추가로 명시한다고 해서 모든 경우의 수를 빠짐없이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다가, 입법 디자인상 어떠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할수록 명문에 규정이 없는 것은 사유로 고려될 수 없다는 식의 해석이 가능해져서 입법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의 왜곡이나 악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그리하여 필자는 현재 대법원이 근거로 삼고 있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라는 개념 자체를 건축법상 건축허가 제한 사유로 명시하는 입법개선안을 제안한다.
발행 정보
2023. 연세법학회 『연세법학(YONSEI LAW JOURNAL)』 Vol.42No.-[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