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의 주거권 보장과 프랑스·벨기에 법제를 비교했다.
초록
2020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도입된 계약갱신요구권 등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전향적인 입법적 결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사적 자치 원칙과 주택 소유자인 임대인의 재산권 사이에서 상당한 법적 긴장을 야기했으며, 이는 실무상 다양한 형태의 분쟁으로 표출되어 왔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해당 제도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합헌성을 확인하며 입법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2+2년’이라는 짧은 존속기간과 갱신 거절 사유 등은 임차인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주거권을 담보하기에 법적·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주거권을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닌 인간의 존엄과 직결된 헌법적 기본권으로 인식하며 오랜 기간 법제를 구축해 온 프랑스와 벨기에의 사례를 비교법적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프랑스의 경우, 임대인의 해지권을 엄격한 법정 사유로 제한하고 있으며, 특히 주목할 점은 주택 매매 시 임차인에게 부여되는 우선매수권이다. 이는 소유권 변동이라는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임차인이 기존의 주거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법적 장치로 기능한다. 또한 제3자에게 매도된 경우에도 일정 기간 임차인의 거주를 강제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소유권의 행사보다 주거권의 연속성을 우선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벨기에는 제6차 국가 개혁을 기점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임대차 법령을 운영하며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벨기에 법제의 핵심은 9년이라는 장기임대차를 원칙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3년 단위의 분절적 구조로 운영함으로써 임대인과 임차인 양측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여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양국 법제는 주거권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기초이며, 이를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핵심 책무임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비교법적 검토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향후 우리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주택임차인의 권리 보호는 단순히 소유권을 제한하는 규제적 관점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대신 주택이라는 재화가 갖는 사회적 성격을 고려하여, 임대인과 임차인의 이해관계를 보다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정교함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우리 법제는 사회적 통합을 이루면서 양 당사자가 공존할 수 있는 실효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거권 보장 체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발행 정보
2026. 국민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논총』 Vol.39No.1[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