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주택임대차에서 임차권 존속보장과 차임규제 법제를 연구했다.
초록
주택임차권의 존속보장에 관한 문제와 그 존속보장을 위한 차임규제는 주택임대차 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임차권의 존속보장을 어떠한 방법으로 기할 것인가? 여러 해외 법제에서는 임차인이 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지 않는 한 임대인은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당해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갱신청구의 거절을 제한하여 임차인의 거주를 보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임대차법제는 임차권의 존속보장을 주안으로 하는 해외 입법례와는 달리 보증금의 반환확보라는 문제를 더 중요시하고, 존속보장의 문제의 중요성은 간과하는 측면이 있었다. 우리 민법은 제정 당시부터 전세권을 물권(物權)으로 규정하여 전세권자가 “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의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규정하였다(제303조). 그러나 그 시절 임대인은 전세 등기 운운하는 까다로운 세입자와는 계약하려 하지 않았고, 대부분은 등기 없는 채권적 전세의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다만 우리 민법은 임대차의 존속기간에 대해 20년을 넘지 못하도록 최장기간만 제한을 뒀고, 최단기간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고, 일반적으로 주택임대차의 존속기간은 6개월의 단기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더욱이 임차인은 채무불이행이 없는 경우에도 계약기간이 끝나면 임대인이 보증금을 증액하거나 차임을 대폭 인상하여도 임차인을 보호할 아무런 법적 조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렇듯 임차권의 존속보장이라는 법률적인 기능이 상실된 법제도 하에서, 198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이사 철이 되면 주말에 골목마다 이삿짐을 실은 용달차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들 대부분의 이사는 임차권의 존속이 보장되지 못하는 서울 무주택서민들의 애환이 담긴 한 모습으로 기억된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이었다. 1981년 3월 5일 제정된 이 법은 전문 8조의 규정만을 둔 매우 짧은 법으로, 등기가 없더라도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익일부터 제삼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기도록 하였으며, 그 임대차기간은 최소 1년으로 한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런데 위 법은 그 입법 취지와는 달리 임대료 인상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시의 신문 기사를 보면, 동 법의 시행과 관련하여 “전세기간이 길어져 부동산경기가 반짝할 때 주택을 임의처분할 수 없기 때문에 셋집으로 내놓기를 꺼리고, 6개월마다 약 20%씩 올려 받던 전세금을 1년치씩 2번 앞당겨 올려 받겠다는 속셈 등이 작용해 전세값이 계속 치솟고 있다.
더군다나 부동산 경기의 계속적인 침체로 아파트 등에 잠겨 있는 자금을 빼려는 사람들이 집을 팔고 전세를 들려는 경향을 부채질하고 있어 집 없는 서민들은 전세를 옮겨 다니기가 더욱 힘들게 되었다.”고 비판하고 있었다(1981년 3월 중앙일보). 위와 같은 비판이 제기되면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1983년 개정된다. 이때 임대료 인상 상한선을 연간 5%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이 신설되었고, 소액보증금에 대해 우선변제권이 실시되었다. 다만 임대료 인상 상한선 5% 제한의 경우, 세입자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실효성이 있지 않은 유명무실한 조문이었다. 한편, 1980년대 후반 3년 연속 연 10%를 웃돈 경제성장률, 3저 호황으로 인해 넘치는 시중자금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였고, 이에 덩달아 전셋값 폭등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는 1989년 5월 주택임대차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 그해 12월 30일 통과됐다. 하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된 직후인 1990년 초부터 집주인들은 2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는 바람에 전세값이 또다시 폭등하기 시작했다. 그 해 건설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986년 ~ 1990년 사이 3년 2개월 동안 전국 도시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은 평균 47.3% 오른 것에 비해 전세값은 이보다
34.9%포인트 높은 82.2%나 올랐다. 전세값 파동으로 인해 두 달 남짓한 기간동안 17명의 세입자들이 잇달아 목숨을 끊는 ‘자살 도미노’로 이어졌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이들을 기리는 ‘희생세입자합동추도식’이 열렸고, 시민단체들은 ‘전월세값 안올리기 운동’까지 벌였다.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에도 서민들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본다. 계속하여 오르기만 하던 우리나라 주택임대시장에 가장 큰 변화가 찾아온 것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초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 처음으로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였다. 실직이나 감봉 등으로 더 싼 곳으로 옮기려는 세입자들이 전세값을 되돌려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초유의 '역(逆)전세대란'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전세가격 하락 등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1999년 1월 ‘임차권 등기명령제도’가 만들어졌으나,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여 다른 집을 얻고자 하는 세입자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2000년대 들어 경제회복과 저금리로 주택가격이 재차 상승하면서 2001년 주택가격이 14.3% 올라 IMF외환위기 때의 주택가격 하락률(12.4%)을 상회하면서 전셋값도 두 자리수 상승세를 나타내었고 2006년말에도 다시 전월세값 상승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전월세 신고제, 전월세금 인상률 5% 제한, 계약기간 3년 연장, 갱신 거절 제한 등의 대책이 논의되었다. 2008년 이래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수차례 발의되었으나 입법에까지 이르지 못하다가, 임대차 3법 개정의 논란 끝에,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과 계약갱신시 차임인상률 제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법률 제17470호, 2020. 7. 31. 개정)된다. 수급불균형이 심화된 주택시장상황에서 행정개입을 통한 가격 통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2022년 3월 기준 전국 주택공급률은 103.6%, 수도권은 98.0%인 현 시점에도 해마다 전·월세거주자의 주거불안정에 관한 사안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주거가 시장경제의 대상이자 재산증식 수단으로서 더 강조되어 삶의 필수적 조건으로서 포기될 수 없는 한정된 재화인 주택시장이 과열되고 소위 부동산투기와 같은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고 있음에도 임차권의 존속이 법적으로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 임차인은 자주 집을 이사하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우리의 주택임대차 안정화 정책에 필요한 존속 보장과 그 기간 동안 차임의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임대차 안정화(Lease Stabilization) 정책을 시행해 온 독일,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임대차 또는 갱신제도를 통한 장기안정 임대차 제도를 기본으로 하면서 물가 인상, 임대인의 조세·공과금의 부담, 경제사정의 변화 등을 감안하여 지방자치단체가 고시하는 표준임대료로 임대료 조정을 하도록 하거나, 양 당사자가 갱신된 임대차의 임대료를 정하지 못한 경우 임대료 조정관이 개입하여 지방자치단체 내부에서 정한 공정한 임대료 기준에 의하여 임대료를 정하도록 하여 임대료 인상률을 제한하고 있다. 만일 이렇게 표준임대료나 공정임대료에 의하여 임대료를 조정하는 것에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절차를 거쳐 임대료를 조정하도록 한다. 이렇게 해외의 임대차 안정화 제도는 임대차 갱신을 통해 임대차 관계가 계속 존속하는 것을 기본적인 전제로 하여, 차임 인상 제한, 분쟁조정절차 제도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종합적인 구성 체계를 갖추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위와 같은 임대차 안정화 체계를 검토하면서 우리 법제와의 비교 및 시사점을 도출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목차
제1장 서 론 ···························································································· 1 제1절 문제의 제기 ··········································································· 1 제2절 연구목적과 내용 ································································· 5 제2장 우리나라 임대차 법제의 모습 ·············································· 12 제1절 서론 ······················································································· 12 제2절 관습상 전세와 월세 ··························································· 16 제3절 민법상 임대차의 태도 ······················································· 19 제4절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발전 ················································· 24 제5절 민법과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관계 ··································· 30 제3장 존속 보장에 관한 고찰 ··························································
발행 정보
2023.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내박사 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