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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것의 『약속』에 나타난 말과 수행의 이탈이 드러낸 남아공 사회의 아이러니 = The Irony of South African Society Revealed in the Discrepancy Between the Words and Performances in Galgut’s The Promise

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소설 속 흑인 인물의 주택 증여 약속과 사유재산권 문제를 분석했다.
초록
이 논문은 2021년 맨 부커(Man Booker) 상 수상작인 데이먼 갤것(Damon Galgut)의 『약속』(The Promise)에 나타난 기호의 기표-기의의 자의적인 관계에 주목하면서, 공동체와 유리되어 파편화된 개인의 이중성을 규명하는데 목표를 둔다. 서사를 이끌어 가는 핵심사건은 주인공 아모르(Amor)의 엄마 레이첼(Rachel)이 암으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 자신을 성심으로 돌보아 준 흑인 하녀 살로메(Salome)에게 보답의 의미로 허름한 집 한 채를 증여해 달라는 부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 말은 레이첼의 남편 마니(Manie)에게 긍정적인 화답을 이끌어내며 부부 간 신뢰를 담보로 체결된 고인의 유언, 마지막 약속이 되어 버렸다. 레이첼 사망 당시 남아공 사회는 인종차별정책(Apartheid)이 시행되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흑인의 사유재산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장례식 이후 약속을 실체화하지 못하는 것에 나름의 도덕적 명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부장 마니가 죽은 1994년 남아공은 최초로 흑인 민주정권이 들어서면서 차별금지법이 사라지자 약속은 겉도는 기표가 아닌 하나의 실체로서 가시화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그럼에도 마니의 유언장 어디에도 살로메의 지분에 대한 언급은 찾아 볼 수 없다.
이는 당시 사회는 법과 제도적으로 한 차원 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백인들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이중적인 행태는 여전히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었다는 남아공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읽어내게 한다. 본론에서는 ‘약속’이라는 기호의 기표와 기의가 절대적인 의미화의 토대 안에서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레이첼의 유언에 대한 가족 구성원들의 해석과 반응이 화자의 의도와 달리 파편화되면서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낸 남아공 사회의 균열과 모순을 조명해 보겠다. 서사 안에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보였던 표리부동한 행태와 달리 발화-수행의 일치된 삶을 추구하고자 했던 아모르의 약속 실현 여정을 탐색하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다.

발행 정보

2023. 충남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인문학연구(THE JOURNAL OF HUMANITIES STUDIES)』 Vol.62No.4[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