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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전시과 수취의 성격 = Character of the Collection by Jeonsigwa in Goryeo Dynasty

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고려 전시과의 토지제도·수취 기능과 토지 소유론을 검토했다.
초록
본 연구는 전시과가 토지제도의 기능뿐만 아니라 조세제도, 직역 차정, 봉록의 기능도 포괄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했다. 토지제도로서의 전시과에만 초점을 맞추면 봉록 기능을 풀어내기 어렵다. 통설대로 전시과가 경작 농민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를 담보하지 않았다면, 인구가 희소했던 고려 사회에서 전시과에 따른 수취가 꾸준히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통설대로 전시과 수취의 핵심이 전조였다면 전시과가 고려 사회에서 봉록으로 실효성을 지닐 수 있었을까? 고려 시대 토지 소유론은 토지 국유론과 토지 사유론으로 나눌 수 있다. 토지 국유론의 두 연원은 마르크스의 아시아적 생산양식과 와다 이치로의 공전제설이다. 토지 소유를 수익권 차원에서 다루었던 마르크스와 달리, 와다는 근대적 소유권 관념에서 중시하는 처분권에 주안점을 두었다. 대개 일본인 연구자들은 공전제설에서 출발하여 처분권 차원의 토지 국유론을 펼쳤다. 반면에 조선인 사회경제사학자들은 아시아적 생산양식을 토대로 수익권 차원의 토지 국유론을 설파했다. 토지 국유론의 대안 논리로서 출현했던 토지 사유론도 수익권 기반의 사유론과 처분권 기반의 사유론으로 나뉘었다. 1980년대 이후로 처분권 기반의 토지 사유론은 통설이 되었다. 그러나 통설은 토지 소유권을 토지 처분권과 동일시했던 탓에 공전제설을 넘어서지 못했다.
또 통설은 토지 국유론을 극복의 대상으로만 취급하면서 전시과를 운영했던 고려 국가의 역할이나 고려 시대의 토지 소유와 근대의 토지 소유 사이의 차이에 관한 논의를 제약해왔다. 게다가 통설은 고려 시대에 토지 처분권이 발달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 글에서는 고려 시대의 토지 소유를 처분권이 아닌 경작권에 기반한 토지 사유로 이해했다. 토지가 희소가치를 지니지 못했던 고려 사회에서 토지 그 자체의 처분이란 생소한 행위였다. 반면 농업경영에 있어 농민이 토지보다 더 중요했던 고려 사회에서는 경작권이 차지하는 위상도 컸다. 고려 시대의 민전은 경작권에 기반한 사유지였다. 민전에 대한 경작권은 본관 지역 내에서 관습적으로 작동했을 것이다. 전시과 수취의 핵심을 전조로 이해하는 관점은 직역 부담자가 재화를 조달했던 경로를 해명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만약 전시과 수취의 핵심이 전조였다면, 개경 인근에 거주했던 직역 부담자들은 전정에서 거둔 전조를 개경의 민간 교환경제를 통해 다른 재화와 교환했다고 가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국가가 재화의 생산·유통을 조직했던 고려 전기의 생산물은 민간 교환경제를 통해 유통되기 전에 관 주도 유통경제에 얽혀버렸다. 더욱이 직역 부담자는 시장에서 다른 재화와 교환할 몫의 곡물을 사전으로부터 꾸준히 확보하기 어려웠다. 전시과의 분급 내용인 田丁은 인정과 토지의 결합이었다.
직역 부담자는 전정으로부터 전조와 공물을 비롯한 여러 현물을 수취했다. 고려 시대에는 인간의 생산물 일체를 모두 토지의 소출로 인식했기에 토지에서 현물을 수취하는 행위가 자연스러웠다. 직역 부담자는 전정에서 수취한 布를 민간 교환경제를 통해 다른 재화와 바꾸거나, 혹은 전정에서 필요한 생산물을 직접 거둠으로써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었다. 전시과가 봉록 제도로서 작동하려면 국가가 분급 대상과 분급 내용을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고려 국가는 봉록 제도를 운용해가면서 점차로 분급 대상에 대한 국가의 규정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분급 대상이 봉록 제도를 통해 실현했던 내용이 인정과 토지의 결합에 대한 생산물의 수취라는 점은 변화하지 않았다. 동시에 고려 국가는 본관제를 이용하여 전정의 편제를 지속할 수 있었다. 본관제가 작동하는 동안 인정을 토지에 묶어두는 작업은 향리들의 몫이었다.
목차
서론 1 一. 경작권 중심의 토지 소유 6 1. 처분권 기반의 토지 사유론이 지닌 문제점 7 2. 토지에 대한 인구압력과 경작권의 중요성 21 二. 인정과 토지의 결합에 대한 생산물 수취 31 1. 전조 수취를 통한 재화 조달의 한계 32 2. 전정 편제에 기초한 전시과의 설정 40 三. 봉록 제도로서 전시과의 운영 49 1.고려 전기 봉록 분급 대상의 편성과 개편 50 2.본관제 지방 질서를 통한 전시과 수취의 지속 58 결론 64 참고문헌 66 Abstract 73

발행 정보

2021.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내석사 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