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도시개발사업 체비지의 사용·수익 권리와 법적 성격을 분석했다.
초록
체비지(替費地)는 토지구획정리사업과 환지방식에 의한 도시개발사업에서 사업비에 충당하기 위하여 사업구역 내에 설정하는 처분용 토지이다.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은 체비지 양수인이 환지처분 전까지 취득하는 체비지에 대한 권리의 내용이 무엇인지, 체비지 양수인이 체비지 소유권을 취득하는 절차와 시점에 대해서 구체적인 규율을 하지 않았다. 당시 개발사업 실무는 체비지 양수인이 체비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는 환지처분 전이라도 체비지 지상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분양하는 것은 물론 입주까지 마치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주택 수요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1970년대에는 오히려 체비지에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를 신축하여 빠른 시일 안에 수분양자들을 아파트에 입주시킬 것이 장려되기도 하였다. 결국 대법원은 1988년에 이르러 기존의 실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체비지 양수인이 체비지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까지 행사하는 권리가 물권 유사의 권리임을 확인하였다. 체비지 양수인에게 물권 유사의 권리를 인정한 위 대법원 판결을 필두로 하여 법원은 일관되게 체비지 양수인에게 물권적 지위를 인정하였고, 체비지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 체비지에 대한 적극적 사용권을 행사하여 소유권에 준하는 권리를 행사하던 개발사업 실무는 더욱 강고해졌다.
2000년에 「도시개발법」이 제정되면서 제42조 제5항에 환지처분 전에 체비지가 매각된 때에는 체비지 양수인이 환지처분 이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아야만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위 규정으로 인해 구 「토지구획정리사업법」하에서 체비지 양수인이 체비지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까지 체비지 양수인에게 인정되던 물권 유사의 권리는 「도시개발법」하에서 더 이상 인정될 수 없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도시개발법」 제42조 제5항으로 인해 체비지 양수인의 법적 지위에 관한 혼란이 야기된 결정적인 이유는, 체비지 양수인에게 부여된 권리의 법적 성질이 명확히 구명(究明)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정착방식 개발사업과 체비지의 관계, 사업시행자가 환지예정지 지정으로 취득하는 사용・수익권의 내용 및 위 권리와 체비지 양수인의 체비지에 대한 권리 사이의 관계, 체비지 양수인이 체비지에 대한 물권 유사의 권리에 기초하여 할 수 있는 체비지 처분행위의 구체적 내용 등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도시개발법」이 제정된 지 20년이 넘은 현 시점에서도 현행법하에서 체비지 양수인에게 물권적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사업시행자가 환지처분 전에 체비지를 매각하면 체비지 양수인이 취득하는 권리를 채권적으로 구성할지 물권적으로 구성할지 여부는 입법정책 내지 개발사업 제도 해석의 문제이다. 위 두 견해의 법리적 근거와 당위성을 살펴보더라도, 환지처분 전이라도 체비지 양수인에게 물권 유사의 권리가 인정되고 체비지 양수인이 체비지를 원시취득하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행 정보
2023. 행정법이론실무학회 『행정법연구(Administrative Law Journal)』 Vol.-No.72[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