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당송 호등제 변화와 토지소유에 기초한 조세·지배제도의 변용을 살폈다.
초록
당․송의 교체는 단순한 왕조의 교체가 아니라 당 균전제를 기반으로 하던 조용조세법과 부병제가 붕괴하면서 세역제도와 군역제 등이 새롭게 나타나던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安史의 난 이후 唐의 9등호제가 붕괴되고 後晋 天福 7년(942년)에 5등호제의 출현도 이러한 과정의 산물이었다. 이는 唐末 장원이 발달하고 균전농민의 분해가 촉진되는 가운데 중소토지소유자화가 이루어지면서 兩稅法이 제정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토지소유에 기초한 戶의 지배라는 방식이 등장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宋代 5등호제의 출현은 바로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러한 동아시아 사회의 변화와 함께 골품제를 기반으로 하던 신라사회도 하대에 이르러 서서히 변모하였다. 그러나 신라하대는 그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습하고 재편할 수 있는 정치력이 결핍되어 있었으므로 그 변화는 향촌사회 내부의 독자적인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나말여초의 사회변화는 신라하대 토지소유구조와 계층구조의 변화를 기저적 동인으로 하면서 향촌사회 내부의 구조를 변화시켰다. 특히 고려전기 호등제는 통일신라기의 호등제를 계승하면서 변화된 계층구조를 능동적으로 재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신라 통일기에 호의 분화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자료는 신라촌락문서이다. 여기서 나타나는 계층구조는 9등호제로 표현되는 호등의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라의 9등호제는 신라 하대 田莊의 발달과 호족의 등장에 의한 후삼국의 쟁패를 거치면서 이미 붕괴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토지사유제는 더욱 발전하고, 그에 따라 대토지소유자의 증가와 농민층의 계층분화 등의 현상으로 인해 새로운 향촌지배조직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고려 조정은 국가체제의 정비와 함께 對民支配를 위한 새로운 호등제의 창출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고려 정부는 公廨田의 지급, 公須柴地의 지급, 事審官의 파견 원칙을 ‘丁’의 크기에 의하여 정하였다. 즉 국가에 의한 ‘丁’수의 파악은 바로 군현세를 파악하는 것이며, 토지와 인정의 자연적 결합으로 이해되는 ‘丁’의 파악은 바로 邑格의 조정 및 수취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丁’이 국가에 의해서 파악된 전정과 호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면 양전과 호구조사는 ‘丁’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 되는 셈이다. 신라의 호등제는 孔烟의 등급을 정한 것이며 호등에 상응하는 기본수의 합을 計烟으로 정하여 수취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공연이 기본적으로 토지와 인정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농업경영규모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丁’이라는 것도 공연의 성격과 대단히 유사하리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이와 관련하여 宋代 主戶와 客戶의 관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송대의 경우 토지소유자는 主戶籍에 기입되고 그 재산에 따라 戶等에 편성되었다. 또한 그 재산의 평가는 占田面積·稅錢額·田의 受種量에 의해 결정되지만 이 모든 것은 토지소유의 다과와 관련된 것이었다. 고려의 ‘丁’은 토지와 인정이 결합된 ‘戶’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丁=戶가 내포하고 있는 내면적 의미는 호를 구성하고 있는 인정과 토지의 결합으로서의 농업경영규모에 대한 파악이 국가의 수세원을 파악하는 기초이자,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국역담당자층을 확보하는 토대라는 점을 함축하고 있는 점이다. 문종대 其人選上規定에 의하면 ‘丁’에 의한 읍격의 구분 속에 足丁과 半丁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족정호․반정호․백정호라는 3등호의 구분이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기인 선상을 위해 3등호제가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3등호제는 이 시기에 비로소 나타난 것이 아니라 태조대부터 활용되고 있었던 ‘丁’수에 의한 읍격의 조정에서 태동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고 여겨진다. 이상에서 보듯이 고려의 호등제는 단순한 요역부과를 위한 호의 구분으로 보는 것은 너무 호등제를 단순하게 파악하는 것으로 재고를 요하며, 송대 5등호제와의 비교를 통해 송대 5등호제의 기능을 살펴봄으로써 고려 호등제의 실질적 기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발행 정보
2008.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연구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