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도시정비사업의 비리·갈등 구조와 공공관리 체계의 실효성을 실증 분석했다.
초록
도시정비사업은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세 주체(공공부문, 민간부문, 주민부문 )가 하나의 사업 틀 안에 구조적으로 얽혀 있는 정책 영역이다. 조합은 전문성이 부족함에도 사업을 주도해 왔고, 그로 인해 생긴 전문성의 공백은 정비업체가 채워왔으며, 이 과정에서 비리와 유착이 반복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2003년 도시정비법 제정 이후 수십 차례의 개정과 처벌 강화에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개별 제도의 결함을 넘어서는 구조적 조건이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도시정비사업에서 반복되는 비리와 갈등의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정비사업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저해하는 구조적 요인을 확인하고, 공공부문의 관리·감독 체계가 실제로는 왜 실효성을 갖지 못하는지를 실증적으로 검토하였으며, 공공·민간·주민 간 역할과 책임의 공백을 추적하였다. 분석틀로는 Sørensen과 Torfing(2009)의 4대 메타거버넌스 도구인 네트워크 디자인, 프레이밍, 관리, 참여 및 조정을 채택하였다. 공간적 비교 대상 지역으로는 서울, 부산, 대구를 선정하였다. 세 도시는 정비사업에 대한 공공 지원을 규정한 도시정비법 제118조에 따른 조례 제정 여부를 기준으로 선정하였다. 서울과 부산은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제도적으로 메타거버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반면, 대구는 조례가 없어 사전 개입의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
아울러 정비사업 실태점검 결과와 조합 내부 운영 자료는 조례 제정 여부와 무관하게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대구의 경우 동구 A구역 조합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여, 조합 내부 자료를 활용한 실증분석이 가능하였다. 분석은 법령·제도 분석, 문헌분석(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발간한 합동점검 결과 및 점검 매뉴얼, 서울시의 조합운영 점검 사례집, 대구·부산의 정보공개 자료, 대구 동구 A구역 조합의 내부 자료), 그리고 공공·민간·주민을 아우르는 전문가 심층인터뷰를 함께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정비사업의 건전성을 저해하는 세 가지 핵심 구조적 원인이 확인되었다. 첫째, 조합 임원과 정비업체 모두 개인 단위의 역량 검증 절차 없이 활동하는 구조로 인해 투명성과 전문성이 근본적으로 취약하다. 둘째, 공공 감독 체계가 실효성을 갖지 못하는 것은 법적 권한의 부재 때문이 아니라, 담당 공무원의 짧은 순환주기, 지극히 제한된 점검 범위, 처분시효와 실제 사업기간 간의 불일치 등 현장 차원의 결함 때문이다. 셋째, 법령은 정비업체를 보조자, 조합 임원을 의사결정 주체, 조합원을 정보권리자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 역할이 역전되어 있으며, 이러한 역전 현상은 서울·부산·대구 세 지역 모두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이 세 가지 원인은 서로 독립된 문제가 아니라, 서로 맞물려 연쇄적으로 작용한다.
설계 단계에서 역량이 검증되지 않으면 프레이밍 단계에서 형성된 규범이 내재화되지 못하고, 규범이 내재화되지 않으면 관리 도구는 자발적 준수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관리가 형식화되면 참여 및 조정 장치는 작동 조건이 충족되기도 전에 무력화된다. 즉 도시정비사업의 거버넌스 실패는 네 가지 도구 중 어느 하나의 결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도구 간 연결 고리가 끊어진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4대 메타거버넌스 도구 각각에 대응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네트워크 디자인 차원에서는 정비업체 등록 요건에 더해 개인 단위의 역량 검증 제도 도입을 제안한다. 프레이밍 차원에서는 2025년 신설된 운영·윤리 교육 의무를 일회성에서 정기적 재교육 구조로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관리 차원에서는 정보공개 이행 여부와 외부 회계감사의 실효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지자체 여건과 무관한 전국 공통 기본 기능으로 재정립할 것을 제안한다. 참여 및 조정 차원에서는 전문조합관리인 제도의 발동 요건 완화, 총회 안건의 항목별 표결 의무화, 절차적 하자에 대한 사후 추인의 치유 효력 제한, 현장점검 대상 조합에 대한 이행실태 후속점검 체계화 등 조합원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본 연구의 의의는 세 가지다. 메타거버넌스 이론을 구체적 정책 영역에 적용하여 이론과 실천을 잇는 분석 경로를 제시하였다.
법령 분석, 점검 자료, 심층인터뷰를 결합하여 거버넌스 실패의 구조적 원인을 다각도로 추적하였다. 그리고 개별 제도의 개선책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4대 도구의 연결 구조에 기반한 종합적 개입 전략을 제시하였다. 다만 인터뷰 대상이 대구 지역에 편중된 점, 처벌 제도의 실제 실효성에 관한 사법 통계가 부재한 점은 한계로 남으며, 향후 연구 과제로 남겨둔다.
발행 정보
2026. 영남대학교 대학원 국내박사 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