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요약
연구 요지 (AI)
미국의 효율적 계약위반 이론과 부동산 이중매매의 법적 쟁점을 비교했다.
초록
미국 계약법의 기본원칙은 채무자에게 이행을 강요함으로서 계약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고 채권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게 하여 계약위반의 효과를 바로잡는 것이다. 그래서 계약을 위반한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강제이행은 형평법상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채무자는 계약을 위반하더라도 채권자에게 기대이익을 배상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위반 자체에 대한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는 채무자가 계약을 위반하고 채권자에게 손해를 배상하더라도 추가적인 이익이 발생한다고 판단하면 채무자로서는 계약위반을 선택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반면 우리나라 부동산 이중매매의 경우 제2매수인이 배임행위에 적극가담하면 제2매매 계약은 무효가 되고 중도금 수령 후 이중매매한 매도인은 배임죄라는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위반 자체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지 않은 미국 계약법은 우리의 부동산 이중매매 사안과 비교할 때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법경제학(Law and Economics)은 법적 현상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으로 법 원칙, 행위, 사건 등을 ‘효율성’(efficiency)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법경제학에서는 모든 계약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바람직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지키지 않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경우를 인정한다.
이는 계약의 준수가 아니라 계약의 위반이 오히려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가 존재한다고 설명하는데 이와 관련된 논의가 ‘효율적 계약위반이론’(the efficient breach of contract theory)이다. 현실의 법리나 제도를 경제 이론적 분석기법을 이용하여 그 의미를 연구하는 법경제학의 분석이 법적 근거나 지침 또는 원칙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의 판례에서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은 직접 적용되어 논의되고 있다.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은 계약을 위반하고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 계약을 이행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라고 한다면 계약위반은 허용되어야 한다는 견해이다. 그래서 법경제학자들은 계약 상대방의 손해를 완전하게 배상하고도 이익이 발생한다면 계약의 이행을 거절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효율적 계약위반의 관념은 1970년 Birmingham 논문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1973년 리처드 포스너의 저서 ‘법의 경제적 해석’(Economic Analysis of Law)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후 1981년 리스테이트먼트 제2차 계약법의 introductory note에도 설명되었다. 오늘날 미국 계약법에서 계약위반의 구제수단을 이해하는데 있어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의 여러 주법원과 연방법원은 이 이론을 판례에서 논의하고 있다.
효율적 계약위반의 전형적인 유형은 일반적으로 더 좋은 조건을 제안 받은 후 계약을 위반하는 유형과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한 계약위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의 판례에서 피고는 계약위반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효율적 계약위반을 근거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피고는 계약체결 후 3년이 지난 시점에 계약내용을 계속 이행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손해가 된다면 계약을 위반하고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또는 적절한 손해배상이 이루어지면 강제이행이 허용되지 않는 것이 미국 계약법의 원칙이므로 원고의 강제이행 청구를 부인하는 근거로 효율적 계약위반을 주장하기도 한다. 미국의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은 국내 법학계에 이미 오래전부터 소개된 내용이지만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법언에 따라 계약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이론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륙법적 시각에서는 경제적 접근법으로 이윤이 더 남는다면 약속을 저버릴 수 있다는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이중매매에 관한 2018년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과 반대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에서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하는 논거로서 ‘효율적 계약위반’이 처음으로 판결문에 논의되었다.
본 논문은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미국의 판례에서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이 어떻게 논의되는지 연구하였다.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이 논의되는 영역을 동산 거래관련, 부동산 거래관련, 이사의 신인의무 관련, 근로계약과 관련한 영역으로 구분하여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의미와 비중을 가지고 논의 되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미국에서의 이러한 논의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의미의 정도로 받아들이고 논의할 수 있는지를 통하여 궁극적으로 우리법원 실무에서 논의할 수 있는 사항과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의 시사점을 도출해 보았다. 우리법원 실무에서의 논의사항은 효율적 계약위반이론과 징벌적 손해배상, 위약벌 무효의 법리, 기속적성격의 강제이행 청구와 법원의 재량과 관련한 3가지 사항을 논의해 볼 수 있겠다. 미국은 계약위반의 경우 불법행위법 영역인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계약위반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음이 인정되는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은 효율적 계약위반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는 행위에 대한 제한으로서의 기능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 초기단계이지만 향후 계약위반 과정에 불법행위도 관련이 되어 징벌적 손해배상이 소송의 쟁점이 되는 경우 이를 부인하거나 배상금을 감액하기 위한 주장의 근거로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에서 손해배상예정액이 불합리하거나 과다할 경우 이는 위약벌로 인정되고 공서에 의해 강제할 수 없거나 무효가 되기 때문에 채무자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은 ‘위약벌 무효의 법리’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이런 미국법적 시각은 우리법원 실무에서 위약벌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위약벌로 인정될 경우 직권감액이 안된다고 해석할 명확한 실정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위약벌의 경우 직권감액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위약벌을 위약금 조항보다 절대화 하는 경향이 있다. 위약벌에 대해서도 직권감액이 가능한 것으로 하고, 감액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 위약벌의 필요성을 고려사항 중의 하나로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본다. 미국의 경우 손해배상 우선주의이기 때문에 강제이행 청구는 금전적 손해배상이 적절한 수단이 아닐 경우에 허용되는 예외적인 것으로 법원이 재량으로 판단한다. 반면 우리 법제에서 개인의 강제이행의 청구에 대한 법원의 재량거부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원고의 강제이행 청구가 적합하지 않고 손해배상으로 충분히 구제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권리남용의 금지원칙을 적용하여 예외적으로 강제이행을 부인하는 법리를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권리남용은 강행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권리남용의 요건으로서의 주관적 요건과 객관적 요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미국 계약법의 원칙과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에 대한 논의는 효율적이기만 하면 계약을 해지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은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적절한 손해배상을 통하여 상대방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고 본인에게도 이익이 남는다면 논의 할 수 있다. 미국 판례는 나쁜 행위를 처벌해야 하는 정책이 효율적 계약위반을 적용하는 정책보다 우선되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신의위반’에 해당하는 중대한 계약위반에 대해서는 효율적 계약위반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계약위반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게 되면 효율적 계약위반의 패러다임을 벗어나는 행위로서 제한을 받게 된다. 미국 계약법은 계약위반 자체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상대방에 대한 기대이익을 배상하는 것을 전제로 효율적 계약위반을 인정한다. 미국의 효율적 계약위반에 대한 논의를 통해 우리는 ‘현대사회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법리’와 ‘부동산 이중매매에서 제2매매계약을 무효로 하지 않고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법리’로서 그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겠다.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은 현대사회에서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법리에 잘 부합한다. 현대 사회는 계약의 내용과 구조가 복잡화 다양화 되고 있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는 고의든 아니든 상대방이 계약을 위반할 수 있다는 것을 당연히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이후 법원에 손해배상이나 강제이행을 구하는 것은 시간적·비용적인 측면에서 비효율이다. 채권자 스스로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하고 자기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 현대 사회에 적합한 리스크매니지먼트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이중매매에서 선의의 전득자를 보호하여 거래의 안전을 도모하면서 제2매매계약을 무효화 시키지 않은 원리로서 미국 계약법의 원칙과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은 시사점이 있다. 부동산 이중매매에서 제1매수인을 보호해야 되는 것은 맞지만 이보다 제2매매계약 이후 계속 쌓이게 되는 거래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 계약법은 계약을 위반하더라도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추가적인 제재가 없다. 계약 자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계약을 무효화 시킨다거나 형사책임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의 부동산 이중매매는 선의의 전득자 보호와도 연관이 되기 때문에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중매매를 무효화 할 것이 아니고 일반적 채무불이행 법리에 따라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매도인은 제1매수인에게 귀책사유로 인한 이행불능 책임을 부담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됨에 따라 입게 되는 손해를 배상하고 제2매매계약은 무효로 하지 않는 것이 거래안전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목차
국 문 초 록ⅰ 제1장 서 론 1 제1절 문제의 제기 1 제2절 연구의 목적과 구성 4 I. 연구 목적 4 II. 연구의 구성 6 제2장 법경제학적 시각에서 본 계약과 계약의 위반9 제1절 계약법의 목적과 기능9 I. 서론9 II. 계약법과 계약의 의의 9 III. 법경제학에서 계약법의 목적과 기능 11 1. 의의11 2. 계약법의 목적12 3. 계약법의 기능13 1) 기회주의적 행동 방지14 2) 계약서에 빠진 조항의 보완 14 3) 효율적인 경제행위 촉진 15 IV. 소결 16 제2절 효율적 계약위반이론16 I. 의의16 II. 손해배상 우선주의17 III.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에 대한 이해19 1. 서론19 2.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의 의의20 1) 계약위반의 이유20 2)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의 정의21 (1)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의 개념21 (2) 기대이익 배상23 (3) 경제적 효율성26 3.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의 전형적 사례28 1) 더 좋은 조건을 제안 받은 후 계약위반 유형28 2)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한 계약위반 유형30 4. 소결30 IV. 미국에서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에 대한 비판31 1. 의의31 2. 효율적 계약위반이론에 대한 비판내용31 1) 경제적 관점에서의 비판31 (1) 이론의 불완전성31 (2) 무차별성의 원칙32 2) 도덕성과 윤리성 관련 비판34 3. 소결35 제3절 부당이득법에서의 기회주의적 계약위반36 I. 의의 36 II. 기회주의적 계약위반의 논의 37 1. 개념37 2. 관련규정37 1) 미국 부당이득법37 2) 수익전부반환책임39 3) 수익전부반환책임에서의 인과관계3
발행 정보
2021.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내박사 학위논문